개봉 : 2011년 11월 10일(105분)
감독 : 마이크 밀스
출연 : 이완 맥그리거(올리버), 크리스토퍼 플러머(할), 멜라니 로랑(애너)
어떤 영화는 보다가 중단되기도 하고 계속해서 다음, 그 다음으로 미뤄지기도 한다. 그렇게 보고는 싶었으나 보지 못하고 흘려보냈던 영화가 몇 편이나 될지 셀 수 없다. 이 영화는 용케 몇 번이 중단되다가 결국은 나에게 보여져 주었다. 도입부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올리버>의 독백과 그를 길러준 강아지 <아서>의 자막만으로 처리된 대사의 분위기가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굳이 한글로 하자면 <시작하는 사람들> 이란 제목. 그건 항상 더럽게 어렵다. 어머니를 잃고 커밍아웃을 선언한 아버지 할은 올리버보다도 자신의 일에 정면으로 부딪히며 살아왔고 하고 싶은 일을 주저하지 않았다. 비밀스런 동성애 조직에도 참가하였으며 치료 불가의 암 판정을 받고 파티를 열었고 쇼핑을 하며 에너지를 사용한다. 올리버는 동성애자도 아니었으며 화장실에 숨어서 사랑할 필요도 없었지만, 삼십대 후반까지도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강아지에 의해서 길러지고 있었던 아직도 많은 것이 서툰 어른이다.
애너는 올리버를 사랑하지만 그 간극을 채우지 못하리라는 걱정이 든다. 그 염려는 정말 기우에만 불과하다고 누가 확언해줄까. 혼자가 되기는 쉽다. 사람들간에 거리를 두는 일은 쉽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찾았고 돌아가신 게이 아버지의 유품 중 공개 구혼광고를 보며 말한다. 우린 어떻게 될까. 시작했기 때문에 물을 수 있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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